🤖
AI 요약
🔥 핵심 한줄
달러는 여전히 글로벌 결제·헤지 시장의 중심축으로, 대체하기 힘든 구조적 이점을 갖고 있다.
🧠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중동 산유국들이 위안화·CBDC 결제를 실험하며 페트로달러를 일부 우회하지만, 핵심 공급망엔 여전히 달러가 쓰인다.
⚙️ 그래서 뭐가 필요해지나
– 전세계 물류·금융망을 연결하는 대체 결제 인프라
– 다양한 통화의 환리스크를 막아줄 파생상품 시장
– 결제 안정성을 뒷받침할 국가 간 믿음(안보 협력)
💰 누가 돈 버나
– 결제망 운영 은행·SWIFT 네트워크
– FX·금리 파생상품 거래소(CME Group, ICE)
– 미국 국채·달러 채권 ETF 운용사
📈 돈 흐름
산유국 판매 → 달러 수취 → 미국 국채 매입 → 저금리 대출 → 글로벌 기업 자금 조달
⏳ 지속성
장기 ‒ 결제 네트워크와 파생시장 변화는 수십 년 단위로 천천히 진행됨
💡 투자 인사이트
– SWIFT 연관 은행주 편입
– CME·ICE 같은 파생상품 거래소 비중 확대
– 미국 국채·달러 채권 ETF로 안전 자산 헤지
– 디지털 위안망(CIPS) 성장에 베팅해 중국 결제 대안도 소액 분산
============================================================
📄
원문
안녕하세요, 카레라입니다.
사진 출처: 인베스팅닷컴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갑자기 달러의 가치 문제가 중요해졌습니다.
사진 출처: 야후파이낸스
정확히 말하면 페트로달러(Petrodollar) 이야기인데요, 좀 된 뉴스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위안화나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도록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것, 기억하시죠?
사진 출처: 조선일보
게다가 요즘 뉴스를 보면 페트로달러가 무너진다, 달러 패권이 끝난다, 탈달러화가 가속된다는 말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옵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브릭스(BRICs)에 가입하고 사우디가 달러 결제 협정을 갱신하지 않는데다가 위안화로 석유를 사는 나라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미국주식 투자자들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죠. 우리는 달러로 된 자산에 투자하는 거니까 달러 자산의 가치와 관련된, 민감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marcus harris foundation
그런데 잠깐. 이 이야기, 어디서 많이 들어봤지 않나요?
사실 달러 패권이 끝난다는 말은 최소 20년째 매년 나오고 있습니다. 위안화 어쩌구, 스테이블코인 어쩌구, 아이템은 맨날 바뀌지만 달러 패권은 아직 안 끝났습니다(...).
페트로달러는 진짜 무너지나?
그럼 달러 패권도 진짜 무너지나?
시즌 N번째 달러 패권은 안전할까?
이 질문들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아이템이 석유가 되었네요. 페트로달러를 이야기하기 전에 잠깐만 배경을 짚고 넘어갈게요.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달러와 금의 교환을 중단했습니다. 이것이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입니다. 이때부터 달러는 그냥 미국 정부가 찍어내는 종이가 됩니다. 문제는 세계 각국이 달러를 계속 보유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금이라는 담보가 없어졌으니까요.
미국은 새로운 담보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1974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비밀 협약입니다. 내용을 볼까요?
사진 출처: britannica
사우디를 비롯한 GCC(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은 석유를 오직 달러로만 팔아야 함
그렇게 쌓인 달러 흑자는 미국 국채에 투자해야 함
그 대가로 미국은 GCC 국가들에 군사 기지를 두고 이들을 보호해야 함
이게 페트로달러입니다.
그러면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석유를 사려면 달러가 필요해집니다. 독일도, 일본도, 중국도, 인도도 석유 1배럴을 사려면 일단 달러를 구해야 합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달러를 외환보유고로 쌓을 수밖에 없겠죠.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보되면 미국 국채의 이자율이 낮아집니다. 온 세상이 미국 채권을 사주니까요. 미국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싸게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정적자를 만성적으로 내면서도 나라가 안 망하는 겁니다. 이것이 달러 패권의 핵심입니다.
그러면 페트로달러는 왜 지금 흔들리고 있는 걸까요?
사진 출처: mof.gov.ae
사실 흔들린 지는 좀 되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진작에 2024년부터 미국을 배제한 새 경제 블록 브릭스에 가입했고 사우디는 2024년 6월 50년 동안 이어온 페트로달러 협정을 갱신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 유튜브
대신 사우디는 중국 주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프로젝트 mBridge에 참여한다고 밝혔는데 이 mBridge는 달러 기반 국제결제시스템인 SWIFT를 우회해 각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직접 결제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설명이 복잡한데 한때 페트로달러의 대명사였던 사우디가 달러를 건너뛰는 결제망에 직접 뛰어들었다고만 이해해도 충분합니다.
그 후로 위안화 석유 결제가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페트로달러는 단번에 무너지지는 않지만 이렇게 조각조각 우회되고 대체되는 방식으로 서서히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통행료를 위안화로 요구한 사건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럼 달러 가치가 앞으로 점점 없어질까요? 세계 경제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원유 달러 결제가 무너지면 달러도 지금처럼 기축통화 역할을 못 하게 되는 거 아닐까요?
저는 최근 이 주제에 대해 오래 고민해 봤는데 결론은 "그건 아니다" 인 것 같습니다.
GCC 모든 나라가 브릭스 가입하고 전부 다 위안화로 결제하면 끝 아님?
사진 출처: britannica
그런데 이 논리의 핵심은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한다" 는 가정에 있습니다. 이 가정이 맞지 않습니다.
위안화로 석유를 결제하는 나라가 늘어난다 → 달러 패권이 무너진다
이 두 문장 사이에는 사실 엄청난 간극이 있습니다. 비유를 들어볼게요.
편의점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해서 삼성카드가 망하는 건 아닙니다. 결제 수단이 다양해지는 것과 기존 지배적 수단이 붕괴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위안화 석유 결제가 늘어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달러 패권을 위협하려면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페트로달러의 기본 전제는 "너희 나라가 석유를 달러로 결제해서 달러와 미 국채 가치를 보호하는 데 일조하면 미국이 너희 나라를 보호해줄게" 입니다. 쉽게 말해 돈과 안보의 교환입니다.
사진 출처: PBS
바로 이번에 페트로달러가 깨지네 마네 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원래 페트로달러의 대가가 미국으로부터의 안보 보장이었는데 이란이 중동 나라들을 미사일로 공격할 때 미국이 제대로 막아주지도 못했을 뿐더러, 트럼프는 "너네가 알아서 해야징" 이라는 뻔뻔한 소리나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행히도 중국 또한 이 역할을 명시적으로 거부합니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이란이 호르무즈를 막자 중국이 무슨 행동을 했나요?
사진 출처: 유튜브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사실 석유 수입 측면에서 보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중국인데 중국은 위안화로 통행료를 내는 협상을 하는 것 외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패권 통화를 유지하려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중국은 그 책임을 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사진 출처: 구글
중국은 다른 나라와 함부로 군사 동맹을 맺거나 그 나라의 안보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매우 중요). 여차하면 상황이 안 좋을 때 그 나라를 손절할 수 있도록 항상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죠.
이러면 진짜 친구는 못 만들지만 진짜 적도 안 생깁니다. 또는 내가 가만히 있었는데 친구가 트롤해서 갑자기 적이 내 뺨을 후려치는 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냉전 때부터 그 전략으로 재미를 좀 봤는지 지금도 똑같은 스탠스입니다.
사우디의 페트로달러 협약 미갱신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협약을 갱신하지 않았다는 건 달러 대신 위안화를 쓰겠다는 게 아닙니다. 어느 통화로도 팔 수 있는 선택지를 열어둔 것뿐입니다.
실제로 사우디 석유 수출의 압도적 대부분은 여전히 달러로 결제됨
달러가 가장 편하고 유동적이기 때문
GCC 일부 나라들이 브릭스에 들어간 것도 달러를 버리겠다는 게 아님
중국과도 친하게 지내고 싶고 러시아 자산이 하룻밤에 동결된 것처럼 미국이 변덕을 부릴 때를 대비하는 보험일 뿐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것과 달러를 버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
깔끔하게 정리가 되죠.
US Dollar Share of Global Currency Reserves in 2026
In this report we reveal what is the US Dollar share of global currency reserves.
www.bestbrokers.com
https://data.imf.org/en/news/imf%20data%20brief%20december%2019
그래도 달러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지 않는가? 이건 사실입니다.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data.imf.org
2025년 2Q 기준 IMF COFER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공식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57%입니다. 10년 전보다는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2001년에 달러 비중이 얼마였는지 아시나요? 72%였습니다. 지금의 57%는 위기 신호가 아니라 정상화라고 봐야 하는데, 2001년이 오히려 이상했던 겁니다. 당시는 냉전 직후 달러 일극 체제의 절정이었고 + 유로화가 막 도입됐고 + 중국 위안화는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이 아예 없었습니다.
이후 20년간 다극화가 진행되면서 비달러 통화들이 조금씩 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달러는 2022년 이후 외환보유고에서 약 57~58%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Global Finance Magazine
이게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모든 해외 자산 동결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무기화 우려가 실질적인 탈달러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미국이 수틀리면 맘대로 미국 은행에 예치된 적국(러시아) 달러를 몰수해서 꿀꺽 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게 드러났는데 그걸 똑똑히 보고도 다른 나라들이나, 심지어 다른 예비 적성국(?)들조차도 특별히 탈달러화를 하지 않았다는 거죠.
근데... 이번 전쟁을 보면 미국이 동맹도 버리는데 앞으로 누가 믿고 달러를 쓸까?
이 질문이 사실은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트럼프가 동맹국을 압박하고 GCC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서 "왜 아직도 달러를 쓰냐"는 질문입니다.
사실 이 친구들이 미국이 좋아서 달러를 쓰는 게 아닙니다. 달러는 맨 처음에는 미국의 안보 보장, 신뢰나 호감으로 작동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게 너무 오랫동안 굳어져서 하나의 구조가 되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독일 자동차 회사가 말레이시아 고무를 삽니다. 독일도 말레이시아도 직접 달러 경제권이 아닌데 이 거래는 왜 달러로 이루어질까요?
독일: 님 그 고무 유로화로 살 수 있음?
말레이시아: ㅇㅋ 원랜 안받는데 이번엔 특별히 유로화도 받을게
선박 회사: 님들 근데 그거 운송료랑 보험료는 달러로 내야 하는뎁쇼
이 친구들이 달러로 거래를 안 하고 싶어도 공급망 어딘가에 무조건 달러가 끼어있기 때문에 결국은 달러로 거래하는 게 환율 리스크를 가장 줄여줍니다. 모든 공급망이 탈달러를 하면 모를까 하나라도 달러를 쓰면 얄짤없습니다.
그리고 환율이나 원자재 변동 등의 헤지(hedge) 수단이 달러로만 제대로 작동합니다.
독일: 말레이시아 고무를 말레이시아 링깃을 써서 지금 1톤 샀는데 결제를 다음 달에 해야 함. 혹시 환율이 한 달 동안 움직일까봐 환헷지를 하고 싶다. 어떻게 하지?
말레이시아 은행: 그야 말레이시아 링깃-달러 환율 인버스에 몰빵하셔야죠.
독일: 아니 뭘해도 달러를 벗어날 수가 없네
거대한 국제 파생상품 시장, 통화 스왑 시장이 전부 달러 중심입니다. 다른 통화로는 이 수준의 헤징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나라가 미국이 싫어도, 트럼프가 역겨워도, 달러를 안 쓰면 오히려 자기가 손해입니다.
교환 비용이 올라가고, 가격 투명성이 떨어지고,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집니다.
사진 출처: 링크드인
SWIFT는 어떻게 되냐고요? CIPS(위안화 기반 결제 시스템)가 2026년 1월 기준 하루 거래량 1,10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SWIFT의 하루 거래량은 약 5조 달러입니다. CIPS는 아직 SWIFT의 2% 수준입니다. 10년 후에 10배가 된다고 해도 여전히 SWIFT의 5분의 1입니다.
BRICS Pay, 디지털 위안화, mBridge 플랫폼 같은 대안들도 있습니다. 이것들이 주목받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결제 인프라는 신뢰와 관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방금 설명했듯이 공급망의 모든 요소를 디지털 위안화로 대체하지 않는 한 그 중 하나라도 달러가 끼어있으면 그게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미국이 동맹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은 있지만 그게 달러 패권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려면 다른 나라가 더 매력적인 대안을 제공해야 합니다.
지금 세계를 보면...
유럽은 화폐만 똑같다 뿐이지 각 나라의 경제 환경은 전부 분열되어 있고
중국은 다른 나라에 뭔가 보장을 해주거나 자본통제를 풀 생각이 없고
러시아는 아직도 전쟁 경제에서 빠져나오지 못함
결국 20~30년 뒤에도 페트로달러는 살아있을까? 달러 가치는 유지될까?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달러 패권이 강한 건 미국이 특별히 훌륭해서가 아닙니다.
대안이 없어서입니다. 그리고 당분간 대안이 나타날 가능성도 낮습니다. 심지어 이번 전쟁 비슷한 게 몇 번 더 일어나도 똑같이 대안은 없을 겁니다.
미국은 에너지 독립 이후 오히려 협상력이 강해졌습니다. 유럽은 러시아 가스를 쓸 수 없게 됐고 중동은 불안정한데다가 미국 LNG가 유럽의 에너지를 대부분 대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은 에너지 공급이라는 새로운 레버리지로 유럽과 아시아를 상대로 달러 사용을 유지하는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페트로달러가 중동에 기반한 구조에서 미국 에너지에 기반한 구조로 진화할 수도 있겠죠. 다만 이건 너무 먼 이야기 같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