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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 핵심 한줄
글로벌 공급망을 여러 블록으로 쪼개는 ‘다극화’가 진행되며 물리 인프라와 특수가스 수요가 동시에 폭발한다
🧠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 미국·유럽·중국 블록별로 안정성 위주로 신규 생산·물류망을 재구축 중
- 기존 최저가 의존 모델에서 벗어나 공장·터미널·파이프라인·가스 설비를 새로 짓는 단계
⚙️ 그래서 뭐가 필요해지나
- EPC(설계·조달·시공) 서비스
- LNG 액화·재기화 터미널, 반도체 팹, 방산 시설 등 복합 프로젝트 인프라
- 질소·아르곤·헬륨 같은 산업용 특수가스 설비 및 파이프라인
💰 누가 돈 버나
- EPC 기업: Fluor, KBR, Jacobs 등
- 산업용 가스 업체: Linde, Air Liquide, Air Products 등
📈 돈 흐름
정부·대기업 → 대규모 인프라 발주 → EPC 수주·시공 → 완공된 설비 가동 → 특수가스 수요 급증 → 가스 업체 매출 증가
⏳ 지속성
장기 (10~20년)
: 인프라·공정 전환에 최소 수년에서 수십 년이 소요되기 때문
💡 투자 인사이트
- EPC주에 분산 투자: 블록별 인프라 재편 프로젝트가 꾸준히 펼쳐질 예정
- 산업용 가스 대장주 편입: 공장 가동의 필수 재료로 전환 기간 내내 안정적 수익 기대
- 리스크 관리: 고정가격 계약 리스크와 원자재비 급등 가능성을 함께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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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안녕하세요, 카레라입니다.
오늘은 큰 그림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중대한 변화가 있는데, 혹시 느끼셨나요?
사진 출처: ACLED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미국의 관세 빔, 중국 반도체 수출 금지, 미국-이란 전쟁까지...
대충 보면 각각 따로 노는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있습니다. 이 안에서 장기적인 투자 아이디어를 뽑아보려고 합니다.
그 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있습니다.
사진 출처: 쿠팡, 조선일보
아마존이나 쿠팡에서 클릭 한 번으로 물건을 받고
싼 주유소 찾아가서 언제든 기름을 넣고
마트에서 원하는 수입 식재료를 집어 드는 일상
이게 사실 수십 개 나라, 수백 개 기업, 수천 척의 배, 수천 대의 항공기가 단 하나의 차질도 없이 맞물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 전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취약합니다.
왜 이렇게 취약한 걸까요?
사진 출처: educba
지난 30년간 기업들은 재고를 없애고, 단 하나의 최저가 공급처에 집중하고, 물류를 극한까지 최적화했습니다. 적시생산(Just-In-Time)이라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이 생산 방식이 평화로운 세계에서는 완벽하게 작동합니다. 그런데 충격이 오는 순간 완충재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뭔가 문제가 생기면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납니다.
창고에 재고가 없음
대체 공급처가 없음
우회 경로도 없음
코로나-19 때 마스크 한 장을 못 구해서 원래 300원 하던 마스크가 2,500원 갔던 상황이 딱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글로벌 공급망은 수십 년의 평화라는 매우 특수한 조건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 조건이 2022년 이후 하나씩 깨지고 있는 중입니다.
근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세계가 경제적으로 연결될수록 전쟁이 줄어들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서로 무역을 하면 저쪽과 무역하는 와중에 상대를 공격하는 게 자기 손해니까, 이성적인 나라라면 전쟁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논리가 글로벌 지정학 이론 중에 있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는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세계화가 오히려 새로운 갈등 구조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서로 깊이 연결될수록 상대의 약점도 더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나라가 에너지의 80%를 한 나라에서 수입한다면 그 공급국에게 그건 외교적 무기입니다.
사진 출처: S&P Global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팔면서 동시에 그 가스관을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쓸 수 있었던 게 바로 이래서입니다. 경제적 의존이 협력의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착취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거죠.
사진 출처: shanaka anslem perera
세계화의 과실은 결국 K자형 경제로 나타납니다.
이익은 잘 사는 나라, 대도시, 고학력자, 글로벌 자본에 집중됐습니다. 반대편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노동자들, 자원은 빼앗기는데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라들이 쌓였습니다.
이 불만이 내부에서는 민족주의로 폭발하고 외부로는 자원 쟁탈전으로 번지게 됩니다.
우리는 베네수엘라, 이란, 쿠바에서 이 모든 것을 잘 보았습니다.
공급망이 복잡해질수록 특정 자원이나 경로를 장악했을 때 얻는 이익이 커집니다. 호르무즈 해협, 반도체 기술, 희토류... 이 요소들을 통제하는 나라는 엄청난 권력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 그 요충지를 차지하거나 빼앗으려는 유인이 오히려 강해지겠죠.
사진 출처: 반지의 제왕
세계가 연결될수록 그 연결 고리가 절대반지마냥 중요도가 커지고 그 힘을 둘러싼 다툼이 격해지는 겁니다. 이건 너무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가 선택한 방향은 하나의 공급망을 여러 개로 쪼개는 것, 즉 다극화입니다. 다극화는 하나의 글로벌 시스템을 여러 개의 독립적 블록으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지금까지 세계는 몇 개 안 되는 규칙으로 굴러갔습니다. WTO 무역 규범, 달러 결제 시스템, 미국이 주도하는 해상 안보 말입니다.
이 틀 안에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됐고, 중동은 세계의 주유소가 됐고,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곡창이 됐습니다. 각자 가장 잘하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무역으로 채우면 됩니다. 효율의 극대화는 모두에게 좋습니다.
다극화는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부수는 겁니다.
미국은 반도체를 중국에서 사지 않겠다고 함
유럽은 에너지를 러시아에서 받지 않겠다고 함
나머지 나라들은 식량과 핵심 원자재를 알아서 각자도생하며 스스로 확보하겠다고 함
기존에는 가장 싸게 만드는 곳에서 사면 됐지만 이제는 믿을 수 있는 나라에서 사야 합니다. 최저가는 이제 아무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이고, 무조건 안정성! 과 신뢰성! 이 무역의 기준이 됩니다.
기술 표준도 분리된 지 오래입니다. 특히 AI 등장 이후에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사진 출처: 조선일보
5G 통신장비, 반도체 설계 툴, AI 플랫폼만 봐도 미국 블록과 중국 블록이 서로 다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하나였던 기술 표준이 둘로 쪼개지고 있습니다.
결제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을 거치면서 중국과 다수의 신흥국들이 달러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게 실제로 잘 될 건지 여부와는 별개로요.
여기서 중요한 현실이 있습니다. 다극화를 원한다고 해서 곧바로 다극화가 되는 게 아닙니다. 절대!
가장 큰 이유는 물리적 인프라입니다. 어쨌든 무언가 옮기려면 설비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파이프라인은 수십 년에 걸쳐 건설되고 특정 방향으로만 흐릅니다.
사진 출처: wolfstreet.com
유럽이 러시아 가스를 끊고 미국 LNG로 전환하는 데 2~3년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LNG를 운반하려면 액화 터미널, LNG 선박, 재기화 터미널이 모두 필요합니다.
이 인프라를 새로 짓는 데만 5~10년이 걸립니다.
반도체를 보면 미국이 중국 반도체 의존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한 건 2022년입니다.
사진 출처: 구글
그런데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은 2024년에야 겨우 첫 삽을 제대로 떴습니다. 반도체 공장 하나를 완공하고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최소 5~7년이 걸립니다. 인력 양성까지 더하면 10년 이상입니다.
기본적으로 공급망 전환은 어떤 산업이나 원자재든 제대로 끝내려면 한국 아파트 재건축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희토류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가공의 90%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체 가공 인프라를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
광산 개발 허가부터 환경 평가, 가공 시설 건설, 상업 생산까지 최소 10~15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기술 표준 분리는 아마 가장 오래 걸릴 부분입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특허, 인력, 학술 네트워크까지 다 엮여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생태계가 완전히 분리되는 데는 2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기존 시스템은 이미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새로운 시스템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
이 사이 공간이 최소 10~20년은 이어질 겁니다.
2035년이 되면 뭐라도 많이 바뀌어 있겠지만 한참 남았습니다. 지금은 끝이 아니며, 심지어 끝의 시작조차 아닙니다. 다만 시작의 끝일 것입니다. 이 과도기는 우리 생각보다 오래 갈 거에요.
여기서 장기적인 투자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면, 세상이 재편될 때 가장 안정적인 수익은 어느 편이 이기든 상관없이 그 과정을 실행해주는 포지션에서 나옵니다. 저는 세 가지 섹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 EPC 기업(설계, 조달, 시공)
다극화의 모든 결과물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뭔가 지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사진 출처: monarch innovation
LNG 터미널, 반도체 공장, 방산 시설, 에너지 비축 인프라, 새로운 항구. 이것들은 모두 누군가 설계하고 짓고 완공시켜줘야 합니다. EPC 기업이 바로 그 역할을 합니다.
세계가 하나일 때는 기존 인프라를 그냥 쓰면 됐습니다. 다극화는 새로운 물리적 세계를 여러 개 동시에 짓는 과정입니다. 어떤 블록이 이기든, 어떤 나라가 어떤 인프라를 선택하든 상관없이 뭔가를 짓는 한 이 기업들의 수주는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유럽이 LNG 터미널을 짓든, 미국이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든, 중동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서 새로운 정유 시설을 올리든... 항상 해당이 됩니다.
EPC가 다극화에 최적화된 방식인 이유가 뭘까요?
일반 건설사는 지어달라는 대로 짓습니다. 설계는 따로 발주하고 + 자재는 발주처가 조달하고 + 건설사는 시공만 합니다.
EPC는 다릅니다. 설계(Engineering)부터 자재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까지 전부 한 회사가 책임집니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완성된 공장을 열쇠째로 넘겨받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턴키(Turnkey) 계약이라고도 부릅니다.
다극화로 지어지는 시설들, 그러니까 LNG 터미널, 반도체 팹, 정유 시설, 방산 공장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극도로 복잡하고 + 각국 규제와 안보 기준이 다 다르고 + 실패하면 국가 단위 손실이 생깁니다.
심지어 설비나 장비를 도입하려고 해도 다극화 때문에 이 도입부터가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일반 건설사에 맡기면 설계사, 조달사, 시공사 사이에서 책임이 분산되면서 다 망가집니다. 그러나 EPC는 단일 책임 구조입니다. 설계 실수든 자재 조달 차질이든 공기 지연이든 전부 EPC 한 곳이 책임지니 훨씬 깔끔합니다.
발주처가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성을 통째로 넘길 수 있고 EPC가 잘 하는 "여기저기서 알아서 다 긁어모아서 어쨌든 저기다 공장 지어주기" 의 메리트가 훨씬 커지겠죠.
사진 출처: 구글
Fluor(FLR): 에너지, 화학, 광업 중심이라서 LNG, 정유 시설 다극화 논지와 가장 잘 맞음. 다만 2019~2020년 대규모 손실과 회계 재작성으로 신뢰가 크게 흔들렸던 전력이 있고 고정가격 계약 리스크가 고질적 문제
KBR(KBR): 방산, 정부 서비스 비중이 높아서 공공 인프라 관점에서 봐야 함. 미 국방부 계약 비중도 당연히 큰데 이번에 미 국방부가 예산을 대폭 늘린 것은 긍정적 포인트
Jacobs(J): 2023년 사업 구조를 재편해서 인프라, 환경, 연방정부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했음. 순수 EPC보다는 컨설팅, 프로그램 관리 성격이 강해졌기 때문에 약간 애매하긴 하나 관련주는 맞음
참고로 EPC의 가장 큰 약점은 고정가격 계약입니다. 수주는 해도 자재비, 인건비가 오르면 손실이 수주사 몫이 됩니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이 리스크가 현실화된 사례가 최근에도 여럿 있습니다.
수주가 꽉 찬다는 것과 이익이 난다는 건 별개라는 점, 조심해야 합니다.
(2) 산업용 가스 기업
이 부분은 최근 뉴스로 이슈가 되어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디어입니다.
사진 출처: HLT. Co. Ltd
반도체 공장이든, 배터리 공장이든, 방산 공장이든 새로운 공장이 지어질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질소, 아르곤, 헬륨 같은 산업용 특수가스입니다.
반도체 회로를 새길 때 산소가 닿으면 산화돼서 불량이 납니다. 그래서 공정 전체를 질소로 채워야 합니다. 배터리 셀을 조립할 때도 수분이 닿으면 안 돼서 아르곤 환경이 필요합니다. MRI 기기나 반도체 장비의 초전도 자석에는 헬륨이 필수입니다. 이 가스들은 없으면 공장이 아예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가스들은 파이프라인으로 공장 바로 옆에서 직접 공급됩니다. 멀리서 가져오기 어렵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산업용 가스인 질소, 산소, 아르곤은 공기를 분리해서 만드는데(ASU, Air Separation Unit), 기체 상태로 장거리 운반하면 압력용기 무게가 가스 무게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거죠.
사진 출처: 스타크래프트
기업들: 가스 용기 무게가 가스 무게보다 10배 무거운 거 실화냐? 야 그럴바에 그냥 가스 생산 기업한테 부탁해서 우리 공장 옆에 가스 생산 설비 짓고 팩토리 애드온처럼 붙이는 게 낫겠네
액화해서 탱크로리로 옮기면 가능하지만 비용이 급등하고 기화 손실도 생깁니다. 반도체 팹처럼 대량으로 24시간 연속 쓰는 시설은 현실적으로 파이프라인 직공급이 아니면 단가를 못 맞춥니다.
그래서 가스 회사가 팹 옆에 ASU를 짓고 파이프로 직결하는 구조가 표준입니다.
공장을 짓는 곳에 가스 회사가 먼저 인프라를 짓고 20~30년짜리 독점 공급 계약을 따내는 방식
한번 계약하면 중간에 바꾸기도 매우 어려움
어딘가 산업용 공장이 생길 때마다 산업용 가스 회사는 그 옆자리에 조용히 짱박혀 있을 수 있음
누가 이기든 공장은 생기고 공장이 생기면 이 기업들에 발주가 납니다.
사진 출처: 구글
이건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역시 Air Products(APD), Linde(LIN)만 보면 됩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Linde는 온사이트 공급(방금 말씀드린 팩토리 애드온 같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참고로 Air Products는 최근 전략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수소 인프라와 대형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하는 쪽으로 틀고 있고, 2024~2025년에는 기존 산업가스 자산 일부를 매각하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다극화 → 리쇼어링 → 공장 신설 → 온사이트 가스 공급 수혜의 핏은 Linde보다 훨씬 약해졌다는 점, 그리고 규모와 지역 커버리지도 Linde가 더 넓다는 점은 기억해두셔야 합니다. Linde는 미국, 유럽, 아시아 전 블록에 걸쳐 온사이트 계약을 보유하고 있어서 어느 블록이 이기든 상관이 없습니다(...).
(3) 계측, 표준, 검교정 기업
사진 출처: 테크월드뉴스
이것도 공유드리고 싶은 인사이트인데요, 아무도 관심 없지만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극화가 되면 블록마다 표준이 달라집니다. 표준이 달라지면 모든 게 다시 측정되고 검증돼야 합니다.
아주 쉽게 예를 들면 중동산 원유와 미국산 원유, 캐나다산 원유, 북해 원유의 성분 구성비와 품질은 모두 다릅니다. 한 곳에서 원류를 받아올 때는 모든 시스템과 설비가 그 나라 원유 기준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급하게 다른 곳으로 원유 공급처를 돌리면 정유 설비도 그에 맞춰 재조정해야 하겠죠.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미국 군납 부품은 MIL-SPEC 기준으로 치수와 강도를 검증받아야 합니다. 같은 부품을 유럽에 팔려면 NATO STANAG 기준으로 다시 측정하고 인증받아야 합니다. 부품 자체가 바뀐 게 아닌데 블록이 다르면 측정과 인증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거든요.
쉽게 말하면...
공장 하나가 새로 지어질 때마다 생산 라인의 치수, 온도, 압력,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장비가 수백 대 들어감
새로운 무역 경로가 열릴 때마다 그 경로로 오는 제품을 검증하는 장비가 필요함
블록이 나뉘면 나뉠수록 + 공장이 새로 생기면 생길수록 이 수요는 계속 쌓임
사진 출처: 구글
관련 기업으로는 제약, 식품, 화학 공장 계측 장비를 만드는 Mettler-Toledo(MTD)도 있고 전기전자나 반도체, 방산, 통신 계측 장비를 만드는 Keysight Technologies(KEYS)도 있는데 KEYS는 최근 AI 반도체 상승에 엮여서 너무 올랐다는 점은 참고하셔야 합니다.
사진 출처: citizen.org
코로나-19 때를 보면 미국이 쓰는 의약품 원료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인도에서 왔고 미국은 여기서 공급이 끊기자 속수무책으로 몇 달 정도를 보내야 했습니다.
그 이후 미국과 유럽이 제약 원료 생산을 자국 또는 동맹국으로 옮기는 작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식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공급이 흔들리자 식량 자급률도 중요한 이슈가 되었죠.
화학은 당연히 반도체, 배터리 소재와 직결됩니다. 이 세 산업이 공통적으로 공장을 새로 짓거나 이전하는 흐름 위에 있고 그 공장마다 계측 장비가 필요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제약 공장의 성분 분석, 식품 공장의 중량이나 순도 측정, 화학 공장의 반응 모니터링 전부 정밀 계측이 필수
경제 블록이 달라지면 인증 기준도 달라지기 때문에 재측정, 재검증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음
그래서 MTD는 KEYS랑 비교해서 뭐가 더 좋다! 이런 관계는 아니고 서로 다른 산업군의 계측 수요를 챙기는 관계
다극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입니다. 미국도, 중국도, 유럽도 이미 이 방향으로 수조 달러의 정책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당연히 멈출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전환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0~30년에 걸쳐 진행될 것 같습니다. 과도기가 그만큼 오래 지속된다는 뜻입니다. 어느 편이 이기든 수요가 사라지지 않는 포지션에 있는 기업들을 기억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