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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 핵심 한줄
GLP-1 비만약 시장이 고비용 주사제에서 저비용 소분자 알약으로 빠르게 넘어가며, 비용 무기로 선제 대응한 일라이 릴리가 대세가 되고 있다.
🧠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 기존 노보 노디스크의 주사형 펩타이드(위고비·오젬픽)는 제조원가가 높아 가격 인하 여력이 부족
– 일라이 릴리는 흡수율 높은 소분자 경구제 파운데이오를 앞당겨 내놓아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림
⚙️ 그래서 뭐가 필요해지나
– 소분자 API 대량 합성 설비
– 고효율 제약 CDMO(위탁생산) 네트워크
– 알약 제형 안정화용 특수 부형제
💰 누가 돈 버나
– 소분자 API·CDMO 전문업체
– 일라이 릴리 (경구 GLP-1 매출 확대)
– 제네릭·후발주자 (저원가 알약 시장 진입 시)
📈 돈 흐름
원료 화학 → CDMO(소분자 API 합성) → 릴리 알약 생산 → 제약유통 → 환자 처방
⏳ 지속성
중기
– 환자 순응도와 보험 커버리지 확대
– 경구제 채택 가속화로 2~3년 내 처방 비중이 더 커질 전망
💡 투자 인사이트
– 소분자 API·CDMO 업체 지분 확대: 공급 병목 해소 기업 수혜
– 릴리 주식 비중 늘리기: 파운데이오·차세대 복합 호르몬제 매출 성장 베팅
– 주사형 펩타이드 의존 기업(노보 노디스크 등)은 가격 압박·원가 부담 리스크 확인 후 포트폴리오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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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안녕하세요, 카레라입니다.
사진 출처: 구글
(대충 즐거운 어린이날이라서 오늘은 휴식을 취하겠다는 말)
사진 출처: national review
(대충 그런 즐거운 어린이날은 Su-25 프로그풋이 없애버렸으니 안심하라는 말)
사진 출처: 구글
모더나(MRNA)를 기억하시나요? 2021년 8월 484달러를 찍었던 회사입니다. 시가총액 1,90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같이 코로나 백신을 만들었던 화이자(PFE)도 2021년 고점 대비 55% 빠져 있고 노바백스(NVAX)는 5년 동안 95% 사라졌습니다.
사진 출처: 구글
비만약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죠? 노보 노디스크(NVO)는 2025년 한 해 동안 주가가 50% 빠졌습니다. 위고비와 오젬픽이라는 슈퍼 블록버스터를 만든 회사인데도요. 일라이 릴리는 반대로 1등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 두 시장을 같이 놓고 보면 한 가지 패턴이 보입니다.
블록버스터 카테고리에서 1등이 된 회사가 5년 안에 무너지는 현상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그리고 지금 GLP-1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누가 살아남고 누가 무너질지를 공부해 볼까요?
사진 출처: Lexington Health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한 시대를 휩쓴 기술이 다음 기술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니 굳이 제약주가 아니더라도 다른 산업군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지식입니다!
코로나-19 시기 미국 증시에서 코로나 관련주로 주목받은 빅파마들을 줄 세우면 이렇습니다.
mRNA 백신의 화이자-바이오엔텍 연합과 모더나
단백질 기반 백신의 노바백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존슨앤존슨(JNJ)과 아스트라제네카(AZN)
항체 치료제의 리제네론(REGN)과 일라이 릴리(LLY)
경구 치료제의 화이자(팍스로비드)와 머크(MRK, 몰누피라비르)
화이자는 코로나 백신 코미나티 누적 매출 800억 달러 이상을 벌었지만 5년 주가는 -32%입니다. 그런데 망한 건 아닙니다.
사진 출처: stockanalysis
코미나티와 팍스로비드를 빼고도 다른 약(혈액응고 방지제 엘리퀴스, 폐렴구균 백신 프리브나, 심부전 약 빈다켈 등)이 9% 성장하고 있습니다. 6.3% 배당을 유지할 정도로 본업이 버팁니다.
바이오엔텍은 5년 -10.9%로 의외로 선방했습니다. 보유 현금 172억 유로를 종양학 사업에 그대로 들이부어서 열심히 태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들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과 공동 개발하는 푸미타미그라는 항암 항체를 비롯해 25개 이상 약품의 임상 2~3상이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19 매출이 사라지는 시간을 현금으로 사서 다음 사업으로 갈아타는 중이죠.
사진 출처: 구글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을 비영리 가격으로 팔다가 2024년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 큰돈 안 벌고 빨리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5년 주가 +64% 니까, 코로나-19 사업 자체를 안 한 머크(+56%)보다도 잘 나갔습니다!!!
사진 출처: 구글
리제네론, 일라이 릴리는 항체 치료제(REGEN-COV, 밤라니비맙)로 2021년 한때 큰 매출을 올렸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약효가 사라져 사업 자체가 죽었습니다(...).
다만 두 회사 다 본업이 워낙 강해서 영향이 미미했고 일라이 릴리는 오히려 GLP-1로 새 시대를 여는 중입니다.
노바백스는 단백질 기반 백신이라서 mRNA보다 늦게 나왔고 시장에 거의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 채 5년 주가 -95%, 결국 2024년 사노피와 10억달러 계약을 맺고 누박소비드의 미국/유럽 상업화를 사노피에 넘겼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개발해놓고 자기 약을 자기가 못 파는 회사가 됐어요.
그런데 코로나-19 백신 빅파마 중 가장 처참하게 망한 회사라고 하면 보통 모더나를 이야기합니다. 규모 자체가 다른 제약주들과 차원이 달랐거든요.
모더나의 몰락은 사실 억까에 억까가 겹쳐서 일어난 결과입니다. 단, 억까를 당할 만 했습니다.
사진 출처: cnbc
2025년 RFK 주니어라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했는데 이 사람은 백신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취임하자마자 7.66억 달러 규모 모더나의 조류독감 mRNA 백신 정부 계약은 취소, 5억 달러 규모 22개 mRNA 프로젝트는 일괄 폐기
2026년 2월 FDA의 mRNA 독감백신 심사 거부, 임상까지 거의 다 끝난 약이었는데 FDA가 심사 자체를 거부함
안전성, 효능 문제 이런 게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아무 이유 없이 심사 자체를 거부함.
2026년 3월 아버투스 바이오파마, 제네반트와의 특허 소송에 휘말려서 모더나가 22.5억 달러라는 엄청난 특허 합의금을 토해냄
여기에 자체 파이프라인 부진이 겹쳤습니다. 거대 시장으로 기대했던 거대 세포 바이러스(CMV) 백신이 임상 3상에서 실패했고 RSV 백신은 출시했지만 매출이 기대 이하였습니다.
결국 모더나는 2025년 7월에는 직원 10%(800명 이상)를 정리해고했고 4개 임상 프로그램(헤르페스, 대상포진 등)을 중단했습니다.
다른 회사와의 결정적 차이가 뭘까요?
사진 출처: bar maid
코로나-19 백신 하나에 회사의 운명을 칩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모아서 다 걸었기 때문입니다.
화이자는 코로나-19가 부수입이었지만 모더나는 코로나-19가 거의 전부였습니다. 바이오엔텍은 170억 유로 현금으로 종양학으로 도망칠 시간을 살 수 있었지만 모더나는 그만한 자본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정부 정책이 mRNA 자체를 공격하면서 모더나의 모든 미래 사업(독감, RSV, 암 백신, 전염병 백신)이 동시에 위협받았습니다.
한 우물만 판 회사가 그 우물 자체에 독이 풀리면 도망갈 곳이 없다는 게 모더나 사례의 교훈입니다.
이제 GLP-1 시장을 봅시다. 코로나-19 업계를 이해하고 난 다음 GLP-1 시장을 보면 또 재미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GLP-1이라는 시장은 2005년 4월에 태어났습니다.
사진 출처: nevada department of wildlife
첫 약은 미국 도롱뇽인 길라 몬스터의 침에서 발견된 호르몬을 합성한 바이에타(엑세나타이드)였고 처음엔 비만약이 아니라 2형 당뇨 치료제였고 하루 두 번 주사였습니다.
이 시장이 큰돈이 되기 시작한 건 노보 노디스크가 2017년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을 출시하고 나서입니다.
주 1회 주사로 줄었고 임상에서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었음
2021년 같은 성분을 비만 적응증으로 별도 승인받은 게 위고비이고 이게 GLP-1을 약국 카운터에서 SNS 트렌드로 끌어올린 약
이 시장이 돈이 된다는 걸 간파한 일라이 릴리는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2022년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출시, 이건 GLP-1 호르몬 하나만 자극하는 게 아니라 GIP라는 또 다른 호르몬도 같이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그래서 위고비보다 살이 더 빠졌습니다. 그 다음 2023년 비만용 적응증으로 출시한 게 젭바운드이고 임상 1대1 비교에서 티르제파타이드가 세마글루타이드보다 효능이 우수했습니다.
여기까지가 1세대 이야기입니다. 이때까지는 다 주사였고 경구약이라는 변곡점이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에 일어났습니다.
사진 출처: ddw-online
2025년 12월 22일, 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 알약(경구 세마글루타이드 25mg)을 가지고 비만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받아왔습니다.
사람들이 주사가 부담스러워 약 복용을 중단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알약은 그 장벽을 없앨 수 있다는 기대가 매우 컸습니다. 그러나 알약은 이 친구들만 개발하고 있는 게 아니었죠.
LLY: ㅋㅋ 우리도 개발함
사진 출처: LLY
그리고 2026년 4월 1일, 일라이 릴리의 파운데이오(올포글리프론)가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특히 FDA의 바우처 프로그램으로 50일 만에 초고속 승인이 됐습니다.
일라이 릴리는 물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노를 저었습니다. 첫 분기에 회사가 이미 15억 달러 분량 원료를 비축해놓고 월 149달러, 메디케어 환자 월 50달러라는 매우 낮은 가격을 책정해서 공격적으로 출시를 해버린 겁니다.
일라이 릴리는 미국 GLP-1 처방의 57%를 점유하며 노보 노디스크를 곧바로 추월
2026년 매출 가이던스로 800~830억 달러(전년 대비 +25%)를 제시함
노보 노디스크는 같은 시기 매출이 5~13% 감소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내놓았음
한쪽은 25% 성장, 한쪽은 13% 감소니까 같은 시장에서 두 회사의 운명이 정반대로 갈리는 중입니다.
그런데 위고비 알약하고 일라이 릴리 파운데이오가 뭐가 다른 거야?
사진 출처: hims & hers
비전공자가 보면 둘 다 그냥 GLP-1 알약인데 사실 분자 수준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약이고 이 차이가 두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위고비 알약은 펩타이드입니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작은 조각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미노산을 31개 이어 붙인 게 세마글루타이드예요. 분자가 크고 위장에서 분해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알약으로 만들어도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 1% 정도밖에 안 됩니다. 99%는 그냥 사라지는 거예요. 같은 약효를 내려면 주사보다 70배 많은 원료를 알약에 넣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펩타이드는 만들기가 까다롭습니다.
고체상 펩타이드 합성(SPPS)이라는 방식을 쓰는데 아미노산을 한 개씩 차례로 붙여야 하고 매 단계마다 용매로 씻어줘야 합니다(...). 아무튼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사진 출처: 구글
업계 자료에 따르면 펩타이드 원료 1kg을 만들기 위해 약 13,000kg의 투입물이 필요합니다. 무균 시설, 대형 발효 탱크, 고가의 정제 장비가 다 필요하고 새 공장을 짓는 데 수년이 걸립니다.
파운데이오는 소분자입니다. 분자량이 펩타이드의 1/5 정도이고 일반 화학 반응으로 만들 수 있는데다가 위장에서도 잘 분해되지 않아 흡수율이 높습니다.
정부가 가격을 더 내리라고 압박할 때 펩타이드는 원가가 이미 높아서 마진이 얇아짐
노보 노디스크의 경우 위고비 판매가가 월 1,350달러에서 299달러로 1/4토막 났는데 알약은 너무 원가가 비싸니 가격을 더 내릴 여력이 거의 없음
반대로 소분자 파운데이오는 처음부터 판매가 149달러로 시작할 수 있었음. 가격 전쟁을 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들고 들어왔다는 뜻
게다가 일라이 릴리는 전쟁터에 여러 가지 무기를 들고 왔습니다.
펩타이드 주사 티르제파타이드도 아직 잘 팔리고, 소분자 경구약 파운데이오가 막 출시됐고, GLP-1/GIP/글루카곤 세 호르몬을 동시에 자극하는 차세대 레타트루타이드(임상 진행 중)를 준비하고 있죠.
그런데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라는 한 분자에 회사가 또 명운을 걸고 있습니다. 차세대 후보로 GLP-1과 아밀린이라는 호르몬을 동시에 자극하는 아미크레틴이 있긴 한데 임상 단계가 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보다 많이 뒤처집니다.
아까 말씀드린, 모더나가 mRNA에 회사 운명을 걸었던 것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 출처: 왕좌의 게임
그런데 항상 그렇지만 두 나라가 싸우면 꼭 끼어들어서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나라가 나타납니다.
왕좌의 게임에서 보면 라니스터 가문이 북부의 스타크 가문을 치자 동쪽에서 타르가르옌 가문이 일어났죠. 이 싸움에서도 언제 끼어들까 매의 눈으로 시장을 노리는 다른 빅파마들이 당연히 있습니다.
사진 출처: novus legal
유력한 후보로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 화이자는 코미나티와 팍스로비드로 큰돈 벌고 빠지는 데 성공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을 거의 안 팔고 본업으로 돌아가는 영리한 엑싯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화이자는 가슴아픈 GLP-1 흑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이자는 무려 자체 개발 GLP-1을 네 번 연속 폐기했음. 2023년 6월 로티글리프론, 2023년 12월 다누글리프론, 2025년 4월 다누글리프론, 2025년 8월 PF-06954522까지 연달아 네 번 실패함
화이자: 아나 자체개발 안해 걍 돈주고 산다
사진 출처: insidearbitrage
자체 파이프라인이 거덜난 후 화이자는 2025년 11월 그냥 GLP-1 기술을 가지고 있는 메체라를 49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추가 마일스톤까지 포함하면 100억 달러에 가까운 거래입니다.
메체라의 핵심 자산은 월 1회 주사 GLP-1으로 2028년에야 출시 예정입니다.
그래서 화이자는 민첩한 후발주자가 아니라 11년 시도해서 4번 실패하고 100억 달러 들여 외부 자산을 사 와야 했던 패배자에 가깝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와 화이자 정도 되는 애들도 4번이나 실패해? 우린 걍 중국에서 기술 사와야겠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체 GLP-1을 한 번 날려먹은 뒤 미련없이 2023년 11월 중국 회사 에코진으로부터 엘레코글리프론이라는 소분자 경구 GLP-1을 가져왔습니다. 선지급 1.85억달러, 추가 마일스톤 18억 달러니까 화이자보다 훨씬 가성비 좋게 가져온 셈입니다.
사진 출처: pharmacally.com
이 약은 순풍을 달고 임상 2b를 통과, 3상에 진입했고 2026년 6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거기다 2026년 1월에는 중국 CSPC와 185억 달러 규모 계약을 맺어 월 1회 주사가 가능한 기술을 또 가져왔구요. 차별화 포인트가 명확하고 본업이 단단해서 GLP-1이 메인 동력일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도 출시 시점은 빨라야 2028~2029년입니다.
그런데 이 두 회사가 2028년에 약을 들고 나와도 아직 시장에서 먹을 파이가 남아 있을까?
사실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라이 릴리의 파운데이오가 이미 가격 천장을 149달러, 메디케어 50달러로 매우 낮게 잡아놨으니 후발주자가 그 이상으로 비싸게 책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가 큰돈을 쓰는 이유는 단물이 남아서가 아닙니다.
못 들어가면 회사 미래가 위태롭기 때문입니다. 100억달러, 185억달러는 매수자에게 협상력이 거의 없을 때 나오는 가격입니다.
전반적으로 GLP-1 업계도 코로나-19 후반기처럼 기존에 자리잡고 있던 친구들은 허덕거리면서 쫓기고, 후발 주자들도 안 들어가면 죽으니까 어쩔 수 없이 앞에 애들이 정해놓은 가격 천장을 감수하며 들어가는 영 메롱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투자 관점에서의 메리트를 서열 나눠 매길 수는 있습니다.
아무튼 제약 업계의 블록버스터 리그에서 진정한 승자는 1세대 기술의 1등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매끄럽게 갈아타는 기업입니다.
mRNA의 모더나는 뒤가 없어서 무너졌고 같은 mRNA에서 출발한 바이오엔텍은 종양학 항체 약물 접합체와 이중 항체로 옮겨가며 시간을 벌고 있음
펩타이드 GLP-1의 노보 노디스크는 여전히 같은 약물에 갇혀 있고 일라이 릴리는 펩타이드 + 소분자 + 차세대 삼중 작용제로 이미 갈아타기 시작함
이 관점에서 회사를 줄 세우면 이렇습니다.
당연히 일라이 릴리가 가장 유리한 자리에 있습니다. 1등이고 다음 재료(소분자, 삼중 작용제)도 1등이고 티르제파타이드 특허가 2036~2039년까지 살아 있어 시간도 가장 많이 벌어뒀습니다.
다만 1등이 된 만큼 정부 가격 협상의 1순위 표적이 됐고 파운데이오 출시 첫 분기 매출이 분석가 기대치(40~50억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13~16억달러로 시장이 생각만큼 빠르게 경구약으로 옮겨가고 있지 않다는 신호도 있습니다. 주가도 이미 많이 올랐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차선의 영리한 베팅입니다. 본업이 단단하고 차별화된 고품질 무기를 준비해서 늦게 들어가는 정공법입니다.
코로나-19에서 백신으로 거의 돈을 안 벌고도 5년 주가를 +64% 끌어올린 경영 전략이 GLP-1에서도 차별화 못 하면 안 들어간다는 원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출시 지연 리스크는 있지만 무리하지 않는 만큼 큰 손실 리스크도 적겠죠.
화이자는 GLP-1으로 회생한다는 베팅보다는 6.3% 배당과 본업 베팅으로 봐야 합리적입니다. 주가가 이미 많이 빠져 있어 추가 하락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메체라 인수로 GLP-1 후발주자 자리를 사 온 시점이 너무 늦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가격이 많이 빠져 바닥론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모더나 사례를 보면 단일 재료에 몰빵한 제약주의 바닥이 어디일까를 예측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사진 출처: 구글
차라리 힘즈 앤 허즈(HIMS) 같은 텔레헬스 플랫폼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선발 주자들이 쫓겨서 앞으로 가고 후발 주자들이 불리한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들어가야 하는 환경에서는 유통 채널만 살 판이 나니까 아스트라제네카 + 힘즈 앤 허즈 조합처럼 미래 가능성과 유통을 함께 잡아보는 조합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