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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 블로그 bambooinvesting 2026.06.12 05:00

회사가 인정한 건, 정작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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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블로그에서 가끔 나의 예전 모습을 언급하곤 했었다. ​ 퇴근하면 소파에 눕는다. 한 손엔 맥주, 다른 손엔 리모컨. 유튜브 알고리즘이 던져주는 걸 받아먹다가 넷플릭스로 갈아타고, 그러다 잠든다. 몇 년 전의 이런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 좀 한심하다. ​ 그렇게 몇 년을 보냈더니 쌓인 게 있긴 했다. 바로 참다랑어 같은 뱃살이다. ​ ​ 지금은 좀 다르다. 새벽에, 점심에, 퇴근하고 나서 책과 리포트를 펼친다. 읽고, 그 뒤에 숨은 게 뭔지 들여다보고, 그걸 글로 토해낸다. 모소밤부가 그렇게 시작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했다. 그런데 요즘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 [21년 1월 2일, 나의 첫번재 포스팅 글이다.] 다시 읽으면 자다가 깨서 이불킥을 할 것 같아 차마 다시 읽지 못하고 있는 글이다. SK텔레콤, 자회사 가치에 집중할때 #SK텔레콤 평상시에 투자에 대해 감이 있어 보이는 선배님께서 지금 일 할때가 아니라며 추천해준 종목, ... blog.naver.com ​ 퇴근하면 녹초인데, 회사에선 내가 더 쓸모있어졌다 요즘 회사에 쏟는 에너지가 부쩍 늘었다. 대리 시절때부터 인연이 있던 대선배가 내 직속으로 오면서, 일이 늘었다. 조용히 숨어서 인지 능력을 보호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어려운 과제가 있을 때마다 나를 호출한다. ​ 과거 같았으면, 적당히 뭉개고 이랬을텐데, 의리와 정이라는 게 사람을 움직인다. ​ 그래서 근무시간도 길어지고, 머릿속을 회사 일에 내주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기에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리포트를 겨우 펼쳐 읽다가 앉은 채로 눈이 감긴다. ​ 이상한 건, 내 에너지는 바닥나는데 회사에서의 평가는 거꾸로 올라간다는 거다. ​ 위에서 자꾸 나를 부른다. 어떤 날은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직접 호출한다. 거기서 원하는 건 가벼운 잡무가 아니다. 한 단계 높은 눈높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머리가 아픈 종류의 숙제다. ​ 며칠 전엔 한 번 더 부르더니, AI를 두고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앞으로 비공식적으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만나서 이런 대화를 나누자고 한다.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귀찮은 일이 하나 늘었네'였다. ​ 회사 밖에서 쌓은 걸, 회사 안에서 돈처럼 썼다 그러다 알아챘다. 내가 그 회의실에서 풀어놓은 건, 회사가 나한테 가르친 게 하나도 없는 능력이라는 걸말이다. 내가 매일하는 것은 신문, 책, 리포트를 읽고, 이면의 의미를 해석하여, 진짜 신호를 골라내는 것이다. ​ 이건 전부 회사 밖에서, 회사와 아무 상관없이, 순전히 취미로 쌓은 거다. ​ 모소밤부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몇 년을 끄적인 결과물이다. 회사는 여기에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능력이 회의실에서 그대로 통한다. ​ 예전에 나는 회사의 인정을 '비태환 원화'에 비유 한 적이 있다. 그 회사 안에서만 쓸 수 있는 돈. 정문을 나서는 순간 휴지가 되는 돈. 반대편엔 내가 밖에서 쌓은 자본, 어디서든 통하는 '달러'가 있다고 봤다 . ​ 이번 ============================================================

📷 이미지 (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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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블로그에서 가끔 나의 예전 모습을 언급하곤 했었다. ​ 퇴근하면 소파에 눕는다. 한 손엔 맥주, 다른 손엔 리모컨. 유튜브 알고리즘이 던져주는 걸 받아먹다가 넷플릭스로 갈아타고, 그러다 잠든다. 몇 년 전의 이런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 좀 한심하다. ​ 그렇게 몇 년을 보냈더니 쌓인 게 있긴 했다. 바로 참다랑어 같은 뱃살이다. ​ ​ 지금은 좀 다르다. 새벽에, 점심에, 퇴근하고 나서 책과 리포트를 펼친다. 읽고, 그 뒤에 숨은 게 뭔지 들여다보고, 그걸 글로 토해낸다. 모소밤부가 그렇게 시작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했다. 그런데 요즘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 [21년 1월 2일, 나의 첫번재 포스팅 글이다.] 다시 읽으면 자다가 깨서 이불킥을 할 것 같아 차마 다시 읽지 못하고 있는 글이다. SK텔레콤, 자회사 가치에 집중할때 #SK텔레콤 평상시에 투자에 대해 감이 있어 보이는 선배님께서 지금 일 할때가 아니라며 추천해준 종목, ... blog.naver.com ​ 퇴근하면 녹초인데, 회사에선 내가 더 쓸모있어졌다 요즘 회사에 쏟는 에너지가 부쩍 늘었다. 대리 시절때부터 인연이 있던 대선배가 내 직속으로 오면서, 일이 늘었다. 조용히 숨어서 인지 능력을 보호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어려운 과제가 있을 때마다 나를 호출한다. ​ 과거 같았으면, 적당히 뭉개고 이랬을텐데, 의리와 정이라는 게 사람을 움직인다. ​ 그래서 근무시간도 길어지고, 머릿속을 회사 일에 내주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기에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리포트를 겨우 펼쳐 읽다가 앉은 채로 눈이 감긴다. ​ 이상한 건, 내 에너지는 바닥나는데 회사에서의 평가는 거꾸로 올라간다는 거다. ​ 위에서 자꾸 나를 부른다. 어떤 날은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직접 호출한다. 거기서 원하는 건 가벼운 잡무가 아니다. 한 단계 높은 눈높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머리가 아픈 종류의 숙제다. ​ 며칠 전엔 한 번 더 부르더니, AI를 두고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앞으로 비공식적으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만나서 이런 대화를 나누자고 한다.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귀찮은 일이 하나 늘었네'였다. ​ 회사 밖에서 쌓은 걸, 회사 안에서 돈처럼 썼다 그러다 알아챘다. 내가 그 회의실에서 풀어놓은 건, 회사가 나한테 가르친 게 하나도 없는 능력이라는 걸말이다. 내가 매일하는 것은 신문, 책, 리포트를 읽고, 이면의 의미를 해석하여, 진짜 신호를 골라내는 것이다. ​ 이건 전부 회사 밖에서, 회사와 아무 상관없이, 순전히 취미로 쌓은 거다. ​ 모소밤부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몇 년을 끄적인 결과물이다. 회사는 여기에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능력이 회의실에서 그대로 통한다. ​ 예전에 나는 회사의 인정을 '비태환 원화'에 비유 한 적이 있다. 그 회사 안에서만 쓸 수 있는 돈. 정문을 나서는 순간 휴지가 되는 돈. 반대편엔 내가 밖에서 쌓은 자본, 어디서든 통하는 '달러'가 있다고 봤다 . ​ 이번에 확인한 건 그 비유의 한쪽 방향이다. 내가 밖에서 찍어낸 하드커런시가 회사라는 원화 경제권 안으로 들어와도 환영받더라는 거다. 환전 수수료도 거의 없이. ​ 하지만,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회사 안에서 쌓은 정치력, 사내 인맥, 묵묵한 근면. 그것들은 그 회사 밖으로 한 발만 나가도 받아주는 데가 없다. 원화는 한국을 벗어나면, 사실 소용이 없다. 그냥 종이쪼가리 일 뿐이다. ​ 그래서 요즘 한 가지 계산을 한다 여기서 솔직한 고민이 생긴다. 내 인지력은 무한하지 않다. 회사에 쏟는 양이 늘어난 만큼, 모소밤부에 부을 잔고가 줄어든다. 달러를 회사 환전 창구에 자꾸 밀어넣다 보면, 정작 이 달러를 찍어내던 인쇄소가 멈추는 셈이다. ​ 요즘 내가 느끼는 피로의 정체가 아마 그거다. 그래서 가끔 다른 계산을 해본다. 이 시간과 에너지를 회사 환전 창구가 아니라 아예 바깥 시장에 온전히 쏟으면 어떤 그림 이 나올까. ​ 과거에 소파 위에서 뱃살만 쌓던 내가, 몇 년 뒤 회의실에서 다른 능력으로 인정받게 될 줄은 몰랐다. 그때 이게 자산이 될 줄 알고 시작한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 어쩌면 진짜 단단한 자본은, 쓸모를 계산하지 않고 쌓을 때 만들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 #모소밤부 #인지자본 #통화대체 #커리어 #직장인 #자기계발 #인사이트 #복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