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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블로그에서 가끔 나의 예전 모습을 언급하곤 했었다. 퇴근하면 소파에 눕는다. 한 손엔 맥주, 다른 손엔 리모컨. 유튜브 알고리즘이 던져주는 걸 받아먹다가 넷플릭스로 갈아타고, 그러다 잠든다. 몇 년 전의 이런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 좀 한심하다. 그렇게 몇 년을 보냈더니 쌓인 게 있긴 했다. 바로 참다랑어 같은 뱃살이다. 지금은 좀 다르다. 새벽에, 점심에, 퇴근하고 나서 책과 리포트를 펼친다. 읽고, 그 뒤에 숨은 게 뭔지 들여다보고, 그걸 글로 토해낸다. 모소밤부가 그렇게 시작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했다. 그런데 요즘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21년 1월 2일, 나의 첫번재 포스팅 글이다.] 다시 읽으면 자다가 깨서 이불킥을 할 것 같아 차마 다시 읽지 못하고 있는 글이다. SK텔레콤, 자회사 가치에 집중할때 #SK텔레콤 평상시에 투자에 대해 감이 있어 보이는 선배님께서 지금 일 할때가 아니라며 추천해준 종목, ... blog.naver.com 퇴근하면 녹초인데, 회사에선 내가 더 쓸모있어졌다 요즘 회사에 쏟는 에너지가 부쩍 늘었다. 대리 시절때부터 인연이 있던 대선배가 내 직속으로 오면서, 일이 늘었다. 조용히 숨어서 인지 능력을 보호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어려운 과제가 있을 때마다 나를 호출한다. 과거 같았으면, 적당히 뭉개고 이랬을텐데, 의리와 정이라는 게 사람을 움직인다. 그래서 근무시간도 길어지고, 머릿속을 회사 일에 내주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기에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리포트를 겨우 펼쳐 읽다가 앉은 채로 눈이 감긴다. 이상한 건, 내 에너지는 바닥나는데 회사에서의 평가는 거꾸로 올라간다는 거다. 위에서 자꾸 나를 부른다. 어떤 날은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직접 호출한다. 거기서 원하는 건 가벼운 잡무가 아니다. 한 단계 높은 눈높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머리가 아픈 종류의 숙제다. 며칠 전엔 한 번 더 부르더니, AI를 두고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앞으로 비공식적으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만나서 이런 대화를 나누자고 한다.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귀찮은 일이 하나 늘었네'였다. 회사 밖에서 쌓은 걸, 회사 안에서 돈처럼 썼다 그러다 알아챘다. 내가 그 회의실에서 풀어놓은 건, 회사가 나한테 가르친 게 하나도 없는 능력이라는 걸말이다. 내가 매일하는 것은 신문, 책, 리포트를 읽고, 이면의 의미를 해석하여, 진짜 신호를 골라내는 것이다. 이건 전부 회사 밖에서, 회사와 아무 상관없이, 순전히 취미로 쌓은 거다. 모소밤부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몇 년을 끄적인 결과물이다. 회사는 여기에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능력이 회의실에서 그대로 통한다. 예전에 나는 회사의 인정을 '비태환 원화'에 비유 한 적이 있다. 그 회사 안에서만 쓸 수 있는 돈. 정문을 나서는 순간 휴지가 되는 돈. 반대편엔 내가 밖에서 쌓은 자본, 어디서든 통하는 '달러'가 있다고 봤다 .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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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블로그에서 가끔 나의 예전 모습을 언급하곤 했었다. 퇴근하면 소파에 눕는다. 한 손엔 맥주, 다른 손엔 리모컨. 유튜브 알고리즘이 던져주는 걸 받아먹다가 넷플릭스로 갈아타고, 그러다 잠든다. 몇 년 전의 이런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 좀 한심하다. 그렇게 몇 년을 보냈더니 쌓인 게 있긴 했다. 바로 참다랑어 같은 뱃살이다. 지금은 좀 다르다. 새벽에, 점심에, 퇴근하고 나서 책과 리포트를 펼친다. 읽고, 그 뒤에 숨은 게 뭔지 들여다보고, 그걸 글로 토해낸다. 모소밤부가 그렇게 시작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했다. 그런데 요즘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21년 1월 2일, 나의 첫번재 포스팅 글이다.] 다시 읽으면 자다가 깨서 이불킥을 할 것 같아 차마 다시 읽지 못하고 있는 글이다. SK텔레콤, 자회사 가치에 집중할때 #SK텔레콤 평상시에 투자에 대해 감이 있어 보이는 선배님께서 지금 일 할때가 아니라며 추천해준 종목, ... blog.naver.com 퇴근하면 녹초인데, 회사에선 내가 더 쓸모있어졌다 요즘 회사에 쏟는 에너지가 부쩍 늘었다. 대리 시절때부터 인연이 있던 대선배가 내 직속으로 오면서, 일이 늘었다. 조용히 숨어서 인지 능력을 보호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어려운 과제가 있을 때마다 나를 호출한다. 과거 같았으면, 적당히 뭉개고 이랬을텐데, 의리와 정이라는 게 사람을 움직인다. 그래서 근무시간도 길어지고, 머릿속을 회사 일에 내주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기에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리포트를 겨우 펼쳐 읽다가 앉은 채로 눈이 감긴다. 이상한 건, 내 에너지는 바닥나는데 회사에서의 평가는 거꾸로 올라간다는 거다. 위에서 자꾸 나를 부른다. 어떤 날은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직접 호출한다. 거기서 원하는 건 가벼운 잡무가 아니다. 한 단계 높은 눈높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머리가 아픈 종류의 숙제다. 며칠 전엔 한 번 더 부르더니, AI를 두고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앞으로 비공식적으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만나서 이런 대화를 나누자고 한다.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귀찮은 일이 하나 늘었네'였다. 회사 밖에서 쌓은 걸, 회사 안에서 돈처럼 썼다 그러다 알아챘다. 내가 그 회의실에서 풀어놓은 건, 회사가 나한테 가르친 게 하나도 없는 능력이라는 걸말이다. 내가 매일하는 것은 신문, 책, 리포트를 읽고, 이면의 의미를 해석하여, 진짜 신호를 골라내는 것이다. 이건 전부 회사 밖에서, 회사와 아무 상관없이, 순전히 취미로 쌓은 거다. 모소밤부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몇 년을 끄적인 결과물이다. 회사는 여기에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능력이 회의실에서 그대로 통한다. 예전에 나는 회사의 인정을 '비태환 원화'에 비유 한 적이 있다. 그 회사 안에서만 쓸 수 있는 돈. 정문을 나서는 순간 휴지가 되는 돈. 반대편엔 내가 밖에서 쌓은 자본, 어디서든 통하는 '달러'가 있다고 봤다 . 이번에 확인한 건 그 비유의 한쪽 방향이다. 내가 밖에서 찍어낸 하드커런시가 회사라는 원화 경제권 안으로 들어와도 환영받더라는 거다. 환전 수수료도 거의 없이. 하지만,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회사 안에서 쌓은 정치력, 사내 인맥, 묵묵한 근면. 그것들은 그 회사 밖으로 한 발만 나가도 받아주는 데가 없다. 원화는 한국을 벗어나면, 사실 소용이 없다. 그냥 종이쪼가리 일 뿐이다. 그래서 요즘 한 가지 계산을 한다 여기서 솔직한 고민이 생긴다. 내 인지력은 무한하지 않다. 회사에 쏟는 양이 늘어난 만큼, 모소밤부에 부을 잔고가 줄어든다. 달러를 회사 환전 창구에 자꾸 밀어넣다 보면, 정작 이 달러를 찍어내던 인쇄소가 멈추는 셈이다. 요즘 내가 느끼는 피로의 정체가 아마 그거다. 그래서 가끔 다른 계산을 해본다. 이 시간과 에너지를 회사 환전 창구가 아니라 아예 바깥 시장에 온전히 쏟으면 어떤 그림 이 나올까. 과거에 소파 위에서 뱃살만 쌓던 내가, 몇 년 뒤 회의실에서 다른 능력으로 인정받게 될 줄은 몰랐다. 그때 이게 자산이 될 줄 알고 시작한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어쩌면 진짜 단단한 자본은, 쓸모를 계산하지 않고 쌓을 때 만들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모소밤부 #인지자본 #통화대체 #커리어 #직장인 #자기계발 #인사이트 #복리